6일 새벽 튀르기예에 지진이 발생했다. 평화롭게 잠들어 있던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의 목숨과 행복을 앗아간 규모 7.8 강진 진원지인 지진 위치는 튀르키예 남동부 도시 카라만마라슈 지진 현장이다.
튀르키예 밑에는 주로 아나톨리아판이라는 게 있는데 그 옆으로 보면 유라시아판, 아라비아판, 아프리카 판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이곳은 그 지점은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이 마주치는 곳이다.
이 부분에서 그동안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가 한꺼번에 크게 지진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시 이야기하면 저렇게 아래서 보는 것처럼 3개의 판이 마주하고 있는데 200년도 안 큰 지진이 없었다는 건 에너지가 200년 동안 응축되었다는 소리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그게 이번에 터진 것이니 그 파괴력이 상당한 것.
튀르기예에서 발생한 지진이 어느 정도 파괴력이냐면 히로시마 원자폭탄 3만 배. 지구 반대편 그린란드에서까지 이 지진파가 감지됐을 정도라고 한다.
튀르기예 지진 발생 피해가 큰 이유
한국에 90년대 초기에는 삼풍백화점 사태를 생각해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 성장을 너무 빠르게 하다 보니까 내진 설치를 대충 하면서 건물을 빠르게 지어 올렸다. 내진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물이고 그동안 지진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안전 불감증이 만였했었던 것이다.
추가 여진으로 나머지 무너지지 않은 건물들도 속절없이 무너저 내리고 있는 상황이고 현재 무너지지 않고 서있는 건물 또한 건물이 안전하다고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튀르기예에서 무너진 건물의 수는 대략 5600여 개이다. 이중 기원전 만들어졌지만, 보전이 잘 돼있어 관광 명소였던 가지안테프 성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 한국의 삼풍 백화점 사고를 생각해 보면 삼풍 백화점과 같은 건물 5천여 개가 무너졌다 생각을 하면 이해가 빠르다.
'구호 사각지대' 시리아 반군 지역, 지진 발생 이후 "첫 물품 도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주요 국가들과 우호적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구호 사각지대'였다. 특히 다마스쿠스 공항을 통한 인도주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반군 장악 지역은 이번 강진 구호 활동을 펼치기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골든타임 지나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2만 명 육박
72시간이라고 이야기하는 골든타임이 어느새 지나갔다.
지진 발생 5일째가 되면서 생존율은 6%로 극히 낮아진 상황이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율도 급속도로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를 한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24시간 이내에는 생존율이 74%에 이르지만, 72시간이 지난 뒤에는 22%로 떨어진다"며 "닷새째는 6%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과거 지진 사례를 볼 때, 건물 잔해에 깔린 중상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현재 튀르기예에서만 20만 명이 매몰되어 있다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망자 수인 1만 8천5백여 명을 이미 넘어섰다.
지금도 최대 20만 명이 매몰되어 있는 상황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물과 식량 부족으로 생과 사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일 것이다.
말 그대로 국가 최대 재난상황이다. '10만 명 이상이 숨질 가능성'이 14%에 이른다는 미국 지질조사국의 관측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튀르기예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는 이유
국가에서 이런 재난이 발생하면 비상사태를 바로 선포하고 군인들이 동원되어 구조를 해야 하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튀르기예에서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사건발생 35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선포를 했다고 전했다.
한 튀르기예 기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무슨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자세한 건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대응을 보고 국민들은 비통함을 넘어 분노로까지 민심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덮친 초대형 지진 피해에도 불구하고 '골든타임'(생존 가능 기간)을 속절없이 흘려보내 게 된 배경에 '정치적 판단'이 있었다는 의구심이 나오는 탓이다.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하자 현지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 접속도 차단됐다. 시민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자 현지에서는 트위터 이용이 가로막힌 상황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AFP 통신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기예 대부분의 통신, 인터넷 사업자는 현재 이용자들의 트위터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비상상황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구호물품이나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지 이햐가 가지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보면 참 답답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세월호 사건도 오버랩되고 참 정치적으로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까 싶다. 당시 대통령과 상황실에서는 대책 논의만 하면서 골든 타임을 그냥 흘려보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아 맞다!! 그때 대통령의 행방이 아직 모호한가? ㅠ
시리아 정부, 강진에 최대 정유공장 가동 중단
시리아 정부는 6일(현지시각) 최대 정유 공장이 지진 피해를 입어 48시간 동안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군 통제 지역의 최대 규모 바니야스 정유공장 발전기 굴뚝에 균열이 생기고 용광로 내벽이 붕괴됐다고 전했고, 이어 석유 파생물이 배관에서 누출되고 시설에 일부 균열이 발생해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가도 상승을 하고 있는 추세이다. 9일 국제유가는 미 연준의장 발언, 튀르키예 석유터미널 운영 차질, 중국 수요 개선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사장 김동섭)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가 전일대비 배럴당 3.03달러 상승한 77.14달러에, 북해산 Brent유는 2.70달러 상승한 83.69달러에 각각 마감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기준 유가로 적용되는 중동산 Dubai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2.10달러 상승한 80.46달러에 마감됐다.
대한민국 해외 긴급 구호대 급파 "형제의 나라로"
현재 지진 현장에서는 약 7만 명이 구조 활동을 펴고 있으며, 세계 70여 개국에서 3,000여 명의 구조대가 현지에 도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긴급구호대를 편성해 지진 현장에 급파했다. 이들은 앞서 7일 공군 수송기인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이륙했다고 전했고, 이번 KDRT는 정부 파견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튀르키예 측 요청에 따라 탐색 구조팀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외교부 1명, 국방부 49명, 소방청 62명, KOICA 6명이 포함됐다.
우리나라 측은 튀르기예에 추가로 구조대를 보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튀르기예 지진을 통해 본 우리나라 지진 발생 예측
대지진 발생 위험은 우리나라 주변에도 항상 존재하고 있다. 일본의 수도권 지역에도 지진 발생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일본 본토의 남쪽(시코쿠 남부-오사카-시즈오카) 해안인 난카이 해구가 일본을 위협하는 단층 지역인데, 일본은 이곳에서 30년 안에 규모 8~9의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남부지역 고치와 시즈오카현에 30m가 넘는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이럴 경우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최대 32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필리핀판과 북미판이 충돌하고 있는 도쿄만 남쪽 사가미 해구도 위험 지역으로 꼽았다. 해당 지역은 도심과 가까운 위치라 지진이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일본에 강진이 일어났을 경우 충격은 일본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충격파가 우리나라 지진판을 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전까지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일본, 네팔, 인도네시아 등에 비하면 비교적 안전한 곳에 속한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유체 상태인 맨틀(mantle 지각과 핵 사이)이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곳으로, 지구의 껍데기에 해당하는 지각이 맨틀의 움직임에 의해 부딪히거나 갈라지는 곳이다. 이곳을 판의 경계라 한다. 대지진 피해를 겪은 나라들은 모두 이 부근에 있다. 지각에 있는 지층이 판의 경계에서 맨틀의 움직임에 따라 끊어지거나 충돌하면서 지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판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이어 2017년 규모 5.4의 포항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기상청의 지진 발생 현황 자료를 확인해 봐도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부터 지진 발생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층대는 부산-경주-영덕을 잇는 ‘양산 단층’이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원전)와 월성원전이 그 위에 있다. 지진과 원전은 함께 묶일수록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조합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에 타격을 입으면서 엄청난 피해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규모 6.0이 넘는 지진이 발생한 적은 없다. 하지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규모는 6.0~6.5에 달할 것이란 조사 결과를 내놨다.
지진은 예측이 불가능한 자연재해다. 지진에 앞서 발생하는 다양한 전조 증상을 통해 지진을 예측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최선의 방책은 지진이 발생해도 문제가 없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이번 지진으로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지진 단층지대에 위치한 지리적 위험성에도 주택과 건물 대부분이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아 붕괴로 이어지면서 피해를 키웠다.
인간이 지진에 대비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진설계다. 압력(미는 힘)과 장력(당기는 힘)에 모두 강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통상 규모 5.0의 지진에도 치명적인 피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골격 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내진설계 건물은 규모 7.0에도 버틸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도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지각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은 규모 7 내외로 판단하고 있다 “며 ”지진 발생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고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이 임박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강화된 내진 설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진은 지구에 사는 누구에게나 ‘시한폭탄’과도 같은 자연재해다. 우리나라도 강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보다 정밀한 단층 조사, 보다 튼튼한 내진 대책은 물론 지진 대응 훈련의 생활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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